유쾌했던 올스타전 Stadium

비가 많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내리는 비만큼이나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저조한 국대의 A매치보다 상품성 있는 K리그 경기가 더 많은 관중을 끌어 들일 수 있다. 멋지게 포장을 잘 해야 하겠지만 그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한다고 생각진 않는다.

첫 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갓수일! 이젠 올스타전에도 다 나오고, 골도 넣는구나. 격세지감. 다들 이야기하겠지. 올스타전이라 수비가 마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예전의 강수일은 노마크 찬스에서 두 가지 선택지만 가지고 있던 선수가 아니었던가. 골대 밖으로 냅다 지르거나 골키퍼의 품에 안기거나. 이제 하나의 선택지가 더 생겼다. 골 넣기. 그것도 제법 높은 확률로.

강수일, 달리기도 빠르던데...이동국이랑 대비가 되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계주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던 이동국은 바톤을 놓치면서 1등에서 졸지에 꼴지가 되고 말았다. 앞서 뛰었던 선수들에게 굉장히 미안할 듯...밥이라도 사야 될 것 같다.

이동국은 발리슛과 다이빙 헤더로 골을 넣으며 발리 장인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현역 감독들이 심판을 맡은 건 꽤나 즐거운 이벤트였던 것 같다. 하석주 심판은 정말 잘 어울리더라. 정장 차림의 감독보다 심판 복장이 더 어울리는 듯. 뜬금 박지성을 향한 옐로우 카드와 10m는 족히 넘게 떨어져 프리킥 벽을 세우는 깨알 재미를 선사하였다.

최용수 심판은 후반 초반 현영민을 향해 레드 카드와 옐로우 카드 중 고르게 하는 임팩트를 선사한 이후 생각보다 얌전하게(?) 경기를 진행. 아마도 체력이 부쳐서 그런 것 아닐까... 경기와 상관없이 자주 걸어 다니던데...

올스타전에 누가 나오는지 확인 안한 상태에서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포항 선수가 여럿 눈에 띄었다. 강수일을 비롯해, 김재성, 문창진, 김승대...팬투표로 뽑힌 선수는 없다지...

박지성은 이틀 뒤에 결혼식을 한다는데 너무 무리한 거 아닌지...능력도 되니 이동국 말마따나 5명 정도는 기본으로 낳아 잘 키우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랍니다.

한여름 밤의 유쾌한 쇼는 끝났다. 이 쇼가 안겨 준 흥겨운 분위기가 리그 경기들로 잘 전이되어 나갔으면 좋겠다.

덧글

  • 토털풋볼 2014/07/26 10:32 # 답글

    평일 저녁이고 비까지 내리는 날씨인데도 굉장한 관중이었습니다. 아마도 박지성, 이영표, 히딩크의 영향이 다분했겠지만요..
    리그의 성장동력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였고 동시에 숙제를 안겨다준 이벤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내년부턴 정말 리그 그 자체의 능력만으로 올스타 이벤트를 진행을 해야 할 테니까요..

    며칠전엔 최은성 선수의 은퇴로 눈물이 났는데(부산팬인데도 뭉클했습니다..) 어제는 올스타전때문에 많이 웃고..
    리그가 참.. 사람을 이렇게 울고 웃기네요..이래서 못 끊나봅니다.
  • 키팅 2014/07/27 07:40 #

    굉장히 어려운 숙제인가봐요. 포텐은 이전부터 보이는데, 그걸 터뜨리지 못하고 계속 이러고 있으니...

    최은성 선수의 은퇴식에서는 감동을, 올스타전에서는 깨알 재미를 얻었습니다. 리그가 더디긴 하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 謎卵 2014/07/26 12:13 # 답글

    하석주 감독은 그 카드하고 배니싱 스프레이 굉장히 해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꺼낼데 헷갈리더군요. 박지성에게 카드 준 이유는 아무래도 원래 반칙한 사람이 누군지 까먹어서 그런 것 같기도 했고요.
    선수들이 항의할 때 위협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최용수 후반에 걸어다녔다고 비판(?)도 해서 웃겼습니다.
  • 키팅 2014/07/27 07:44 #

    저도 하석주 감독이 많이 해보고 싶었던 일인가 보다, 굉장히 의욕적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밌어하시는 게 TV를 통해서도 전달될 정도이니.

    경기 시작 전만 해도 최용수 감독이 더 많은 걸 보여 줄 것처럼 그러더니, 생각보다 조용하더군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 루카스 2014/07/26 20:57 # 답글

    저는 선수들이 뽀글머리 가발을 한번씩 돌아가면서 쓰는게 좀 웃기더라구요. ㅋㅋ 특히 경기막판에는 뽀글머리 가발 쓰고 있던 이천수가 갑자기 가발을 손에 쥐더니 일대일 상황에서 수비에게 가발 던져서 교란시키더라구요 ㅋㅋ
  • 키팅 2014/07/27 07:45 #

    정말입니다...이천수가 그런 용도로 사용할 줄 몰랐어요..ㅋㅋ
  • 홍차도둑 2014/07/27 06:03 # 답글

    별로 보고싶은 올스타전은 아니었습니다. 박지성의 출전은 반대했던 입장입니다. 볼거리를 위한 올스타전이 중요하지만 아직도 2002를 우려먹는다면 발전은 없는 유물팔아먹기 외엔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시청하지도 않았습니다.
  • 키팅 2014/07/27 08:01 #

    그런 목소리가 있을 거라 생각은 했습니다. K리그 올스타전인데 박지성은 K리그 경기에서 뛴 적도 없는 선수이니...하지만 초점은 박지성에게로 향해 있고.

    박지성의 K리그를 향한 마음을 알기에 그냥 이해하고 봤습니다. 올스타전 내용 자체로는 알차고 재밌더라구요.

    당장 내년 올스타전만 되어도 박지성 특수 같은 건 없을 테니 어찌 될 지 모르겠지요. 그래도 이틀 전의 올스타전이 아무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면 더 암울했을 것 같은데, 나름대로 꽤 즐거움을 선사해줬으니 긍정적인 반향은 가져온 것 같아 보이네요. 사실 올스타전 자체의 흥행에 목을 멜 필요는 없는 거고, 일반 대중에게 K리그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환기시켜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봅니다.

    앞으로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또 잘 준비해 나가면 되겠죠. 이걸 썩 잘하는 것 같진 않지만, 팬 입장에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그래도 응원해줄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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