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내 눈이 의심스러워...브라질은 양민이었음 Stadium

눈을 뜨고 스코어를 확인하니 브라질 0 : 5 독일.

잠이 덜 깬 줄 알았다.

조금 더 정신이 들었을 때에도, 난 여전히 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경기가 끝났고 승부차기에서 독일이 5:0으로 이긴 줄 알았다. 그게 개연성이 더 커 보였거든.

하지만, 경기가 끝난 게 아니었다...아니, 전반전도 끝나지 않은 거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역대급 경기가 나온 것 같다.

얼른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만 해도...월드컵 4강전 최다 실점, 최다 점수차 패배, 브라질의 A매치 최다 실점 및 최다 점수차 패배, 클로제가 호나우도 제쳤구나 정도...

아래 기사가 위의 내용이 사실임을 보여 주고 있으며, 그 외 흥미로운 기록들을 덧붙여 알려 주고 있다.

(기사 링크) 80년 만에 7실점...브라질이 남긴 굴욕의 숫자들

월드컵 최다골을 넣은 국가도 오늘 경기로 인해 브라질에서 독일로 넘어 왔네. 클로제가 호나우도를 이기고, 독일이 브라질을 이기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독일과 사우디의 8:0 경기 이후로 이젠 월드컵에서 이런 대량 실점 경기가 안 나올 줄 알았다. 국제적으로 축구가 제법 평준화 되었으니 말이다. 아무리 아시아 팀들이 못한다 해도 5골 이상 먹는 양학은 쉽게 안 당할 것 같은데...

근데 브라질이...그것도 홈에서 펼쳐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월드컵에서 양학의 주인공은 언제나 그렇듯 독일. 무서운 넘들이다. 점수차가 벌어졌다고 절대 살살하지 않는다. 독일은 이번 브라질 대표팀이 양민이었음을 온 세상에 알려 줌.



네이마르와 티아구 실바가 나왔으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까?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그대로였을 것 같은데...브라질로서는 네이마르와 티아구 실바의 결장이 오히려 이번 참사의 핑계 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네이마르와 티아구 실바가 빠지자 오합지졸로 변모한 브라질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 이 정도 밖에 안되는 팀이었나? 브라질을 오합지졸처럼 보이게 만든 독일이 대단한 건가? 브라질은 차라리 8강에서 떨어져 이런 수모를 안 당하는 게 나았을 지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던 브라질의 월클급 재능들의 씨가 말라가고 있는 걸까. 물론 어느 축구 강국들이나 침체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브라질의 침체기(4강에 올라갔는데도 침체기라고 해야할까 싶지만...)가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으리의 홍명보 감독께서는 정신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물론 그가 어떤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안다만, 어떤 의미에서 건 정신력은 정말 중요하다. 그건 강팀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일류 강팀을 일류 강팀으로 군림하게 만드는 것도 결국 강팀의 멘털리티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들의 경기력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멘탈. 

적어도 오늘의 멘붕한 브라질에게선 그런 강팀의 멘털리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독일은 그 반대 급부를 보여 준 거고. 



진심으로 수니가가 걱정된다. 브라질의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튈까봐 말이다. 예전 에스코바르 사건도 그렇고 그 동네는 예측 불가능한 곳이잖아.



이번 월드컵은 여러모로 재밌다. 우리도 너무 기죽지 말자. 스페인도 5:1로 지고, 브라질도 7:1로 질 수 있는 무대가 월드컵이잖아...ㅎㅎ



p.s. 독일 유니폼 때문에...자꾸 포항이 오버랩됨...ㅎㅎ 포항도 오늘 서울을 상대로 7:1...가면 안 되겠니?


덧글

  • 2014/07/09 08: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7/09 09: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7/09 09: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7/09 11: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홍차도둑 2014/07/09 09:06 # 답글

    제가 살아도 오래 살았나 봅니다.

    이걸로 벨로 오리존테는 월드컵 역사상 "이변의 성지"로 영원히 남겠군요. 1950에 잉글랸드가 미국에게 참살당하더니만...
  • 역사관심 2014/07/09 09:21 #

    75년 마지막 홈패배인 페루전도 여기더군요©„©
  • 키팅 2014/07/09 12:00 #

    브라질은 앞으로 여기서 A매치 치르면 안 될 듯...
  • 역사관심 2014/07/09 09:16 # 답글

    영표형님의 멘탈일침이후 일주일만에 이런 경기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6/30/2014063003973.html?brief_news02
  • 키팅 2014/07/09 12:02 #

    멘탈 관련 모범 예시 같은 경기였네요.
  • 이즈 2014/07/09 10:14 # 답글

    흐.. 네이버 검색어 1위가 수니가 였으니....
    여기가 이정돈데. 거긴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겠죠;;
  • 키팅 2014/07/09 12:03 #

    정말 신께서 수니가와 그의 가족들을 보호해 주시길...
  • 물병좌 2014/07/09 11:26 # 답글

    경기는 솔직히 전반 30분만에 노잼화 되버렸지만, 내가 살면서 브라질 축구를 동정하게 될 날이 언제 오겠나 싶어서 끝까지 봤네요. 브라질은 자국 월드컵만 하면 비극사를 하나씩 찍는 듯. 예전엔 마라카낭의 비극 찍더니...이번엔 어디였죠? 아무튼.
  • 키팅 2014/07/09 12:09 #

    월드컵 역사상 전반 29분만에 5:0이 된 팀이 브라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듣보잡 팀도 아닌 세계 최강 브라질이 이런 기록을 남기다니...브라질 축구 역사 상 가장 큰 오점이자 치욕의 날이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이란한테 식스투로 졌던 거에 비할 바가 아니네요.

    벨루오루존치라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브라질이 홈에서 열린 A매치 마지막 패배가 75년 페루전이라고 하는데 (마지막 패배가 정말 옛날 일이었네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헐) 그 페루와의 경기가 열렸던 곳도 바로 오늘 경기가 있었던 벨로오루존치라고 합니다. 뭐가 씌인 듯...
  • 그냥저냥 2014/07/09 11:49 # 삭제 답글

    전 일어나서 스코어 보고 야구경기인줄 암..
  • 키팅 2014/07/09 12:32 #

    축구장에서 가끔씩 야구도 한다고...
  • 反영웅 2014/07/09 12:57 # 답글

    역시 축구공은 둥글었다?
  • 키팅 2014/07/09 13:09 #

    너무 둥글었나 봅니다...ㅎㅎ
  • 끄적끄적 2014/07/09 15:47 # 삭제 답글

    말이 좋아 생생한 역사의 현장에 산증인이 된 것이지..... 이런 증인은 정말 사양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
댓글 입력 영역


날마다 새로운 그림

날마다 새 일러스트

날마다 새로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