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16강이라니...일본과 이탈리아는 집으로 Stadium

원하던 대로 일본은 16강에 오르질 못했다. 근데 마음 한편으로 씁쓸하다. 같은 아시아팀들이 너무 못해서 그런 건 아니고...일본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1무 1패인 상태에서 마지막 경기를 조 최강팀과 대결하게 되어 있었고, 승리하게 되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같은 조의 나머지 다른 경기에서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팀이 승리해줘야 한다는 전제 조건까지 똑같았다. 콜롬비아는 주전 8명을 쉬게 했다는데, 우리의 마지막 상대인 벨기에도 주전들을 제법 뺄 모양새다. 이 즈음 되면 거의 똑같은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근데, 일본은 힘 한 번 못 쓰고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골은 여전히 못 넣고, 수비는 너무 쉽게 뚫려 버리고...금요일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웃기게도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우리와 일본은 운명을 계속 같이하고 있다. 지역예선 성적이나 평가전 결과들은 전혀 상관이 없다. 16강 토너먼트에 오르면 같이 오르고, 떨어지면 같이 떨어진다. 이번 대회도 예외가 되진 않을 것 같다. 그리스처럼 러시아가 알제리를 1점 차이로 잡아줬는데도 우리는 벨기에에게 왕창 깨지면서 탈락할 것 같다는...



그리스도 16강에 올라가는구나. 우리 조도 꿀조였지만, 일본 조도 확실히 꿀조였나 보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월드컵 전에 이긴 몇 안 되는 팀들이 죄다 16강에 올라가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죽음의 D조에서 무려 조 1위로, 그리고 그리스가...스위스도 아마 올라가겠지. 축구는 참 오묘하다.



이탈리아는 우루과이에게 덜미를 잡히며 두 대회 연속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이 단두대 매치에서 유리한 쪽은 이탈리아였건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월드컵만 되면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A급 팀 명단에서 이탈리아는 이제 하차하려는 것 같다.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을 텐데, 이젠 손 잡고 함께 집으로 가야할 처지가 되었다. 

수아레즈의 핵이빨은......할 말이 없다. 원래 그런 놈이었잖아. 진심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축구 실력도, 정신도...

며칠 전 잉글랜드가 16강 가기 위해서는 이탈리아가 우루과이를 잡아주고, 잉글랜드는 코스타리카를 이기면 된다라고 했었는데...지금 생각해 보면 완전 코미디다.  

코스타리카가 이변을 일으키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까닭에 16강 상대가 그리스가 되었다. 코스타리카로선 8강에 올라갈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 같다.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크로아티아도 탈락하는 마당에 우리가 탈락한다고 너무 쪽팔려 하거나 슬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준비 안 된 팀이 탈락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니까. 

4년 동안 삽질하며 이렇게 된 우리나, 4년 동안 일관되고 착실하게 준비해 온 일본이나 받아든 성적표가 똑같다는 게 아이러니하긴 하다. 우리보다는 일본의 충격이 아무래도 더 클 듯. 

덧글

  • 謎卵 2014/06/25 14:13 # 답글

    그 경기 볼까 하다가 졸려서 잤는데 수아레즈...저정도면 무슨 트라우마 있는 거 아닐까요?
    '물어야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고양이도 안 무는데;;
  • 키팅 2014/06/25 14:14 #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지 말이 안 나오네요.
  • 초효 2014/06/25 15:41 # 답글

    수아레스 전생이 쥐였는 지도...
  • 키팅 2014/06/25 16:03 #

    충분히 가능한 가설이라 봅니다.
  • 물병좌 2014/06/25 16:08 # 답글

    진짜 수아레즈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일본은 사실 애초에 무조건 이겨야할 경기니만큼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다보니 당연한 결과일 순 있겠지만, 수비가 너무 형편없더군요. 물론 콜롬비아의 빠른 역습을 막는게 쉬운 일은 아닌건 알지만 어제 안내줘도 될 PK를 주는거부터해서 파고드는 선수 마크나 이런 쪽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더군요. 공격작업쪽에서는 일본축구는 오히려 희망을 볼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월드컵 내내 카가와 컨디션이 개판이었다는게 문제...축구는 정말 컨디션 안돌아오거나 경기감각 없는 선수는 뭔 짓을 해도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답이 없는거 같습니다. 점점 쓰다보니 남 이야기가 아닌 기분이 드는게 문제지만...
  • 키팅 2014/06/25 16:13 #

    월드컵 직전의 일본 평가전만 봐도 이기긴 했지만 죄다 수비가 불안 불안했었죠. 그걸 공격으로 상쇄를 해냈는데, 정작 본선에 와서는 공격이 제대로 안 먹힌게 커 보이네요.

    진짜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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