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대가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는 사실 Stadium

옆 집 아들과 우리 아들을 비교하지 않으며 키우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같은 학년에, 성적도 얼추 비슷하게 나와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러하다.

오늘 일본은 코스타리카를 3:1로 눌렀다. 상대가 약팀이든 어쨌든 A매치 4연승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코스타리카의 역습에 수 차례 휘둘리는 수비의 약점도 노출되었지만, 적절한 공간 침투와 그에 맞춘 날카로운 패스로 풀어내는 공격 작업은 인상적이었다. 1:0으로 리드 당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역전으로 경기 흐름을 이끌고 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확실히 잘 정비되어 있는 팀 다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16강 진출이 마냥 낙관적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국대가 만들어낼 결과와는 상관 없이 준비해가는 과정 자체가 많이 부럽다. 자케로니 역시 선수 기용과 관련해 비난을 많이 받은 걸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4년을 일관되게 이끌고 왔고, 그 덕에 대표팀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결국 필요한 자리엔 뉴 페이스들로 충원이 이루어졌다.

우리 대표팀과는 참 대조적인 모습이다. 각 대회가 끝이 아닌데, 그 대회가 끝나면 축구를 안 할 것도 아니고,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안목과 준비가 아쉽다. 대표팀의 연속성, 그리고 점직적인 변화라는 측면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 지난 4년이었다. 2010년 대표팀의 퍼포먼스가 나쁘지 않았는데, 그 틀을 유지한 채 빈 자리와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양상으로 대표팀 리빌딩이 이루어졌더라면 어땠을까? 허정무 감독의 유임이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쉬웠고, 조광래 감독의 판 갈아엎기가 아쉬웠다. 새로 갈아 엎은 판이 지속될 수 없었음이 또한 아쉬웠다. 그 이후는 더 말하기도 싫고...제일 필요한 건 축협의 철학과 청사진,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안목, 그리고 소신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의지인 것 같은데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아들이 못났든, 잘났든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지난 월드컵 오카다 재팬처럼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 월드컵을 잘 치렀으면 하는 바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음 주 가나 전이 터닝 포인트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욕심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제발 이번 월드컵 이후에는 연속성을 유지한 채 합리적, 점진적, 단계적 발전을 해 나가는 대표팀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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