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째는 타고난 작업남? Carpe Diem

우리 둘째 윤은 이제 6살 먹은 사내 아이.

요즘 한창 직접 전화 거는데 재미를 붙였다. 어린이집에 다녀 왔을 오후 무렵의 시간이 되면 어김 없이 나의 핸드폰이 울린다. 그러면 "아빠 언제 와요?~"로 시작하는 짧지 않은 대화가 시작 된다.

윤은 자신의 전화번호부에 해당하는 메모지 한 장을 애지중지 하고 있다. 전화번호부라 해봐야 거기에는 내 핸드폰 번호, 엄마 핸드폰 번호, 그리고 자신의 베프(물론 남자 아이)의 집 전화번호, 이렇게 달랑 3개의 번호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근데, 이틀 전 전화번호가 하나 더 추가 되었다. 다름 아니라 같은 어린이집, 같은 반에 다니는 여자 아이 전화번호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여자 아이의 엄마의 핸드폰 번호. 그렇다. 우리 6살 꼬마가 또래 여자 아이의 핸드폰 번호를 따온 것이다. 메모지에 추가된 전화번호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녀석 대단한 걸...아빠보다 낫네.

전화번호를 알아 온 그 날, 윤은 망설임 없이 전화번호를 누른다. 당연히 여자 아이의 엄마가 받았을 테지. "000 친군데, 000바꿔 주세요." 단도직입적이다. 여자 아이의 엄마가 당황했을 법 한데, 그래도 전화를 바꿔 준 모양이다. 윤은 재잘재잘 신나게 친구와 통화를 했다. 

부모로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첫째가 이런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 놀랐는 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전화 예절부터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 같다. 어른이 전화를 받았으면, 인사부터 해야지 말이지. 

우리 윤의 전화번호부에 적힐 다섯번째 전화번호는 누구의 것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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