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마음 놓고 봐도 좋다더니 이건 한 편의 스릴러... Stadium

대한민국   2   :   0   쿠웨이트

최강희 감독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 마음 놓고 봐도 좋다고 그러셔 놓고선 이렇게 진한 스릴러 한 편을 보여 주시면 진심 곤란합니다...심장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네요.

최종 예선도 아니고 3차 예선에서 이런 짜릿짜릿함을 느끼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쿠엘류 감독 하의 몰디브, 오만 쇼크 때도 이번 만큼 위태롭진 않았던 것 같은데.

오늘의 선발 멤버는 의아함 그 자체였고, 불안함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구성이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이내 현실로 다가 오고 말았고.

          이동국  
                       박주영

한상운                         이근호
           김두현   김상식

박원재  이정수   곽태휘  최효진


최강희 감독은 왜 이런 포메이션으로 선발진을 꾸렸을까? 쿠웨이트를 얕봤기 때문에?...박주영에 대한 욕심 때문에?...아시아 무대에선 투톱을 들고 나와도 문제없다 했던 일전의 자신의 견해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

하지만 투톱을 꾸리기엔 위의 미들 조합은 밸런스 붕괴를 가져올 수 밖에 없어 보이는 구성이다. 김두현은 공미가 아닌 위치를 감당할 수 없음을 오늘 경기에서 여실히 보여 주었고, 윙포 내지는 전방 포워드 역할을 계속해 왔던 이근호와 한상운은 미들이라기 보다는 공격수에 가깝게 느껴진다. 거기에다 경기 전 이미 예상했듯이 쿠웨이트는 우리의 사이드를 강하게 공략하며 나와 양쪽 사이드백 박원재와 최효진은 수비 진영에서 제대로 전진하질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무주 공산처럼 벌어진 미들에 김상식만 고군분투를 하지만 확실히 열세일 수 밖에...후반 들어 교체를 단행하고 골을 넣기 전까지 쿠웨이트에게 신나게 쥐어 터졌다.

당장의 중앙 미들 자원만 가지고는 아무래도 투톱은 무리인 것 같다. 지난 우즈벡 전 전반전처럼 4-1-4-1 내지는 4-2-3-1 이었더라면, 그리고 김두현 대신 기성용이 선발 출장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굳이 투톱을 써야겠다면 중앙 미들 조합이 김상식 김두현은 아니어야 했다.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올라갔다 하지만, 경기의 성격상 선수들은 상당히 긴장한 듯 경직되어 있어 보였고, 패스 미스가 너무 잦아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박주영은 생각보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감각이 떨어진 까닭일까 움직임이나 패스가 살아있진 않았다.

우즈벡전과 달리 한상운은 많이 긴장한 듯 본인의 모습을 다 보여 주지 못한 것 같다. 반면 이근호는 오늘도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열심히 하더니 결국 쐐기골을 기록하며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느낌이 든다.

양쪽 사이드백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수비는 불안불안 했고, 공격 가담시에는 실수가 잦았으며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곤 하였다. 오범석, 김창수, 박주호 등 다양한 테스트가 이루어져야할 포지션인 것 같다.

쿠웨이트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정성룡의 안정적인 세이브가 돋보였다.

기성용은 후반에 김두현과 교체 되어 들어오면서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주며, 경기를 우리 분위기로 끌고 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어쨌든 위태로웠던 다수의 고비들을 넘기고 순식간에 얻은 이동국, 이근호 1박 2일 멤버의 릴레이 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차 예선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비록 오늘 경기에서 많은 허점을 노출하긴 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최종 예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최강희 감독이 밝힌 대로 이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팀을 추스려 나간다면 분명 지금보다 훨씬 나아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단, 최강희 감독님, 오늘 같은 선수 구성은 자제 좀...



UAE가 예상 밖으로 레바논을 꺾었다. 오늘 쿠웨이트한테 졌어도 최종 예선은 진출했던 거네...

일본은 우리한테 진 우즈벡에게 덜미를 잡히며 조 2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

우리보다 더 망가져 버린 사우디는 결국 오늘도 호주에게 패하며 오만한테도 밀려 조 3위로 운지.

이란도 예전 같아 보이지 않고...의외로 최종 예선이 별로 어렵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최종 예선 조편성이 궁금해진다.


어쨌든 오늘 밤은 승리를 만끽하자...누가 보면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지은 줄 알겠네.

덧글

  • 謎卵 2012/03/01 01:09 # 답글

    뭔가 참 재밌었습니다. 그냥 전반에는 식사마와 정성룡의 위대함만 보였네요.
    오범석이 은근히 괜찮은데 한번 이미지가 깎여서 그런가 자꾸 안 올라와서 안타깝습니다.
  • 키팅 2012/03/01 01:32 #

    재미있게 봤다니 대단하세요...전 가슴 조마조마했다는...

    오범석도 경쟁 체제에 포함되어야할 것 같아요. 최효진은 너무 불안해서...
  • 謎卵 2012/03/01 01:49 #

    더 놀랄 일이 있었거든요.
    뭐 아시겠지만 대전 시티즌이 전설을 썼습니다.
    유감독에게 편지쓸까 생각중인데 전달이나 해줄까도 의문이네요.
  • 키팅 2012/03/01 01:59 #

    최은성 선수 때문에 그러셨군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리그를, 팀을 훨씬 더 멋지게 만들어 갈 수도 있고, 상품성을 더 키울 수도 있을 텐데...눈 앞의 약간의 이익 때문에 자꾸만 역행하는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희야♡ 2012/03/01 01:30 # 답글

    베터랑+안정성을 따지면 결국 우측은 오범석이 답이아닐까합니다...

    차두리는 역시나 수비에선 믿음이 안가고...

    식사마 주변의 횡한 공간은 아찔하더군요...
    식사마가 2014년까지 갈 수 있을지는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노장이란 표현은 안좋아합니다만... 그나이대면... 부상 한번 당하면 폼이 확 떨어지기도 하니까요..)

    아무튼 최종예선은 갔으니.. 뭐... 6월부터 시작이긴한데... 올시즌 K리그는 특히나 상반기는
    피튀기는 일정이 될텐데.. 후반기에 리그선수들 체력이 버텨줄지 모르겠군요..
  • 키팅 2012/03/01 01:42 #

    김창수 선수도 오른쪽이죠?...김창수 선수한테도 충분한 기회를 줘봤으면 좋겠는데...

    김상식, 김정우, 구자철, 기성용, 신형민...중앙 미들 조합을 잘 짜야 될 것 같아요. 거기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날 것 같아서 말이죠.

    리그 일정과 맞물린 변수가 있었군요. 팀별로 선수를 혹사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 화성거주민 2012/03/01 02:38 # 답글

    쿠웨이트 준비가 쩔더군요. 전반전 경기를 보면서 승부의 포인트는 실점 여부로 봤었는데 불리한 와중에도 끝끝내 무실점으로 버티더군요. 그리고 후반되면서 교체카드 두장이 적중하면서 승리를 낚아 올렸던 게 대단했다고 봅니다.

    쿠웨이트는 한국 분석도 잘했고, 약점 공략 및 공격 전개와 압박, 경기 페이스 조절도 전반전 내내 잘 되었는데 골결정력 부재와 제공권 약세가 아킬레스 건이었습니다. 이동국-박주영이면 이미 공중볼 경합에 강한 선수들인데 거기다 철퇴신욱을 밀어 넣으니 쿠웨이트 수비 조직력이 순간 와해되버리더군요.
  • 키팅 2012/03/01 13:15 #

    전반전 엄습했던 커다란 불안함의 원인이라고 보는 선발 멤버 구성은 최 감독님의 판단 미스가 아닌가 합니다. 후반 교체로 경기 분위기를 뒤집긴 했지만, 사실 전반부터 후반과 비슷한 구성으로 나왔다면 훨씬 보기 편했을 것 같습니다. 전반 내내 실점할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확실히 장기 합숙 훈련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쿠웨이트의 경기력은 만만히 볼 성질의 것이 아니더군요. 우리가 지난 레바논 원정에서 비기기라도 했더라면, 레바논 대신 쿠웨이트가 최종 예선에 나갔을 텐데...막상 얘네들이 탈락한다고 하니 좀 안타깝더라구요. 최종 예선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보이던데...
  • 도르래 2012/03/01 10:05 # 답글

    한마디로 말하면 미필이 완전 털린 경기였죠. 어쨌든 급한 불은 껐으니, 앞으로 최종예선을 지켜봐야 겠죠.
  • 키팅 2012/03/01 13:18 #

    네...어제 전반의 미드필드는 그야말로 헬...어제와 같다면 최종 예선도 쉽지 않겠죠.

    이제 시간을 벌었으니 차근차근 준비 잘 해야할 듯...
  • 오엠지 2012/03/01 10:32 # 답글

    최강희의 롤코 게임 ㅎㄷㄷ 저번 우즈벡전에도 3:2로 끝내더니 ㅋ

    어쨌든 오늘 밤은 승리를 만끽하자...누가 보면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지은 줄 알겠네.2
  • 키팅 2012/03/01 13:21 #

    워낙 심한 롤코에 멀미 나는 줄...ㅎㅎㅎ

    전북에서 하던 닥공을 국대에서도 시전할 줄 몰랐습니다. 그러다 피 볼 뻔 했네요.

    이런 짜릿함을 3차 예선에서 맛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최강희 감독님...아니 조광래 감독님에게 고맙다고 해야되나...ㅋㅋ
  • 몽몽이 2012/03/01 10:44 # 답글

    전반만 봤는데 확실히 느낀건 "이동국 맛이 갔구나"
    굼벵이 2기로 업그레이드된 병신력.
    후반전엔 어떻게 골을 넣은건지 궁금함. 약이라도 빨고 나왔나
  • 키팅 2012/03/01 13:26 #

    전 이동국 선수의 팬으로 완전히 돌아섰기에...그래도 끝까지 응원할렵니다. ㅎㅎ

    볼 트래핑이나 스피드 등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우리가 가진 골게터 중에는 최고라고 봅니다. 누가 이동국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물론 박주영이 이전의 컨디션과 감각으로 완전히 돌아온다면 또 달라지긴 하겠지만...
  • 홍차도둑 2012/03/01 12:46 # 답글

    경기 전체로 본다면...공격진은 4명이었습니다. 돌아가며 앞에 나가고 다시 돌아오는 움직임이 많긴 했는데...뭐 자세한 것은 오늘 저녁에 피버 피치에 올릴 예정.
    아직 경기 계속 보는 중이어요.
  • 키팅 2012/03/01 13:29 #

    최 감독님이 공격적인 진용을 구축하고 전방부터 몰아 붙일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이는 선발 구성이었는데, 뜻대로 잘 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럼 전문가적 경기 분석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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