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4R - K리그 극장, 역전승이 많았던 14라운드 Stadium

이번 한 주는 조금 바빴네요...회식에, 밀려 버린 일에...할 건 많은데 집중은 안 되고...FA컵 경기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물론 뒤늦게 결과는 챙겨 봤지만...

오늘 일제히 펼쳐진 K리그 14라운드 8경기는 유난히 역전승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8경기 중 4경기가 역전으로 승부가 갈렸고, 그 와중에 29골이 터지면서 경기당 평균 3골을 상회하는 골풍년을 기록하였습니다.

포항   4   :   3   상주

신화용(전22 황교충)(GK) - 정홍연, 김광석, 김형일, 김원일 -황진성(HT 노병준), 신형민, 김태수 - 모따, 고무열, 조찬호(후31 아사모아)

출전 선수 명단에 제법 변화가 있었습니다. 양 사이드백이 모두 바뀌었는데요...김정겸 선수가 나간 이후 왼쪽을 책임졌던 박희철 선수 대신 정홍연 선수가 오랜 만에 선발로 나섰고, 부상 중인 신광훈 선수 자리를 센터백 요원 김원일 선수가 대신하였습니다. 정홍연 선수가 조금 더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한 반면에, 김원일 선수의 유효한 공격 가담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미들에서는 김재성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였고, 덕분에 하프 타임 이후부터 스틸러스 TV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여 해설자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김재성 선수 자리는 김태수 선수가 메꿔 주었고, 포항의 두번째 골까지 기록하였습니다. 공격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는데요...한 동안 계속 조커로만 기용되던 조찬호 선수가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습니다.

포항의 전, 후반 경기 분위기는 상극이었습니다. 전반은 선수 전원이 정신을 어디 두고 온 마냥, 극악의 경기 집중력을 보여 주었죠. 수비는 허두지둥 불안정한 클리어링에 상대 공격수들을 너무 쉽게 놓치고, 미들의 압박은 이전 경기들에 비해 현저히 헐거웠으며, 공격 쪽에서는 패스미스 연발...이 팀이 지난 라운드 서울과 경기했던 그 팀이 많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포항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상주는 전반에만 두 골을 먼저 넣으며 앞서 갔습니다. 미들에서 지체함 없이 공격으로 빠르게 넘어 오는 상주의 공격은 분명 날카로웠고, 전, 후반 수 차례 포항의 골문을 위협하며 두 번이나 골대를 강타하는 등, 간담을 서늘케했습니다. 스틸러스 TV 해설자(아마도 양동혁 명예 기자)에 의하면 전반 30-45분 사이가 포항이 가장 취약한 시간이라고 하더군요. 이 경기 이전까지 포항이 기록했던 11실점 중 7실점이 이 시간대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코멘트가 떨어지기 무섭게 추가 실점을 했지요.

다행스러웠던 건, 후반전에 들어서자 팀이 상당히 재정비 되었고, 승부에 대한 집중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입니다. 몇 차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후반전은 거의 원사이드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고무열, 김태수, 모따, 아사모아로 이어지는 릴레이포가 터지며 역전에 성공하였고, 전북 전에 이어 또 다시 펼쳐진 스틸야드 극장...이 즈음 되면, 스틸야드에서 어떤 원정팀이 전반에 2득점을 선제해도 별로 겁나지 않는다는......은 아니고, 제발 이렇게 똥줄 타게 하지 맙시다. 전반에 포항이 정줄을 놓았다면, 후반에는 상주가 정줄을 놓더군요. 포항이 후반 들어 잘 한 것도 있지만, 상주가 자멸한 부분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포항의 두번째 득점 장면에서 권순태 선수가 보여준 골대로의 여유로운 컴백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말년 병장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고무열 선수가 드디어 골을 기록하였습니다.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볼 키핑력을 보여 주지만, 자꾸 공격 템포를 끊어 먹는 것 같아 불만이 쌓이던 찰나, 골을 기록하더군요. 고무열 선수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감정은 참 오묘합니다. 좋은 선수이고 뭔가 한 건 해 줄 것 같아 보여서, 쉽게 빼지는 못하겠는데, 정작 결과물은 만들어 내지 못하는 그런 느낌...하지만 오늘은 결과물까지 수확하였습니다. 1득점에 1페널티킥 유도......앞으로 더 나은 모습 보여 주길 기대합니다.

모따 선수가 확실히 나아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성남 시절의 포스에 견줄 정도는 못 되지만, 지난 해부터 얼마 전까지 보여 줬던 겉도는, 잉여스런 모습이 많이 줄어 들었고, 중앙 공격수로서 동료 공격수들과 비교적 매끄럽게 연계하며 공격진을 잘 리드하는 것 같았습니다. 비록 페널티킥이긴 했지만 득점도 기록하였고 말입니다.

아사모아 선수도 벼락 같은 슛으로 모처럼 득점을 올렸습니다. 조찬호 선수와 황진성 선수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경기였던 것 같네요.

신화용 선수가 경기 중 부상으로 인해 황교충 선수로 교체되었습니다. 큰 부상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포항이 이전의 성남과 붙을 때도 그랬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상대팀 선수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김정우 선수였습니다. 참 영리하고 언제나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인 것 같네요. 오늘 페널티킥으로 팀의 첫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10골을 기록, 이동국 선수와 동률을 이루었습니다. 이동국 선수가 14경기 출전에 10골인 반면에, 뼈르캄프, 본 니스텔루이는 11경기 출전에 10골을 기록해, 경기당 득점률에선 이동국 선수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리그 순위 싸움에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었는데요...전반, 제주가 전북을 앞서 나가면서, 포항이 상주를 잡으면 전북과의 승점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상주에게 리드를 당하게 되었고, 만약 그대로 경기가 진행되었다면 포항은 제주에게 2위 자리 마저 내주는 상황이 연출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후반, 포항이 비교적 이른 시간에 역전에 성공하면서 다시 전북에 따라 붙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순간, 전북도 역전에 성공했다는 비보가 날라 들었습니다. 결국 전북과의 승점차는 그대로...하지만 한 가지 수확은 3위 제주와의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려 놨다는 것...

상주의 원정 응원단이 많이 왔었습니다. 상무팀 원정 서포터즈가 이리 많았던 적이 있었던가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잠시 가졌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을 안겨 주더군요. 상주가 역전을 당하자, 상주 서포터즈들은 자신들 앞에 있던 포항 골리 황교충 선수를 향하여 오물을 투척하였습니다. 기존 서포터즈들의 좋은 모습만 닮고, 이런 건 안 따라 해도 되는데 말입니다.

끝으로 스틸러스 TV에 깜짝 게스트로 나와 경기 해설을 해 준 김재성 선수, 말 잘하더군요...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짧게 포스팅을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경남   3   :   2   부산
이 경기를 직관하러 갈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었는데, 결국 포항 경기를 보기 위해 접었더랬습니다. 근데, 포항 경기 그 이상으로 재미있었을 것 같네요. 부산이 앞서 나가고 경남이 따라 잡는 양상으로 펼쳐진 이 경기는 후반 44분에 터진 경남의 극적인 역전골로 승패가 갈렸습니다. 경남은 서울, 상주, 제주, 전북으로 이어진 4연전 고비에서 1무 3패로 주저 앉고 말았다가, 오늘 결코 만만치 않은 부산을 제물 삼아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였습니다. 반면 부산은 광주와 비기고, 강원에게는 패하기까지 하더니 결국 연패를 당하며 좋았던 분위기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울산   1   :   1   인천
다른 팀들이 아무리 골을 많이 넣고, 역전하고, 영화를 찍어도 우리는 우리의 신념을 고수한다...무재배의 명인, 오늘도 무재배 성공!...인천은 6위, 울산은 7위...지난 라운드의 순위를 그대로 유지한 두 팀입니다.



수원   4   :   1   대구
염기훈 선수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대구를 흠씬 두들겨 팬 수원입니다. 부산과 대구를 밀어내며 순위를 끌어 올렸으나 여전히 11위인 수원...이대로 반등에 성공할 것인가...



전북   3   :   2   제주
경남과 부산의 경기와 거의 판박이 같은 순서로 골이 터진 경기. 제주가 한 골씩 앞서 나가고, 전북은 따라 잡고, 그러다 후반 43분에 전북의 역전골...닥공 전북도 영화 찍었네요. 제주가 전북을 잡으며, 포항이 전북과의 승점차를 좁히길 원했는데 아쉽네요. 하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 3위 제주와 격차를 벌려 놓는 쪽이 더 유리할 수도 있겠습니다.



성남   2   :   1   대전
성남이 대전을 제물로 승리를 거두며 대전과 순위 자리 바꿈을 했습니다. 대전은 시즌 초만 해도 잘 나갔었는데, 4월 3일 강원 전 승리 이후 10경기 동안 무승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네요..."내팀내"라고 했던가...이제 대전 밑에는 강원 밖에 없습니다.



강원   0   :   2   서울
강원은 지난 라운드, 부산을 상대로 값진 첫 승을 거두었지만, 이번 라운드 또 다시 서울에 패배......서울은 리그 4경기 만에 다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광주   0   :   0   전남
오늘의 유일한 무득점 경기.



이번 라운드는 골도 많이 터졌고, 재미있는 경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 라운드가 되면 2011시즌도 반환점을 돌게 됩니다. 현재 3위 제주(승점 22)부터 13위 대구(승점17)까지 불과 승점 5점 차이 밖에 안 납니다. 그 안에 무려 11팀이 줄을 서 있습니다. 이제 조만간 매 라운드 순위가 뒤죽박죽 뒤바뀌는 혼돈의 K리그가 펼쳐질 것 같습니다. 흥미진진합니다.

덧글

  • 안경소녀교단 2011/06/19 04:47 # 답글

    http://rokaf595.egloos.com/4588458

    이제 저것도 15라운드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 키팅 2011/06/19 13:16 #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위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 이번 시즌에 저 도원 결의가 깨질지도 모르겠습니다...2250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 못할 팀은 누구...?...ㅎㅎ
  • 세르닌 2011/06/19 08:38 # 답글

    스틸야드를 못갔더니 이런경기가 나오네요. 니중에 스코어와 경기내용보고 깜놀했습니다
    결국 이기긴 했지만 최근 홈경기에서 실점이 2(전북), 2(대구), 3(상주) 이렇게 너무 많네요 그것도 6실점이 전반에..집중력을 조금 더 높여주면 좋겠어요
  • 키팅 2011/06/19 13:18 #

    이게 다 스틸야드에서 전북보다 더 재밌는 영화를 보여 주려는 황감독님과 선수단의 설정인지도 모른다는...

  • 謎卵 2011/06/19 09:44 # 답글

    저건 파컵과 더위가 수비진을 방전 시킨 결과라 일시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준혁 골키퍼가 우리팀 한섭이를 패지만 않았어도 4골이나 먹지는 않았을 겁니다.
    대구는 왜 저리 수원 좋은 일만 시켰을까요ㅠ.ㅠ

    이기지도 못한 파컵에서 최은성선수만 부상당하고 결과가 요모양이지만 어차피 하위권이라 애들 움직임이나 보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황진산이 많이 발전해서 후반기부터는 꽤 괜찮은 자원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뭐 이런 거요.
  • 키팅 2011/06/19 13:31 #

    일시적이면 좋긴 하겠는데...본문에도 적어 놓았고, 세르닌님이 지적하기도 했듯이 홈에서 전반에 실점이 많긴 한 것 같아요...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구는 진짜 좀 안 되긴 했네요...

    요즘 대전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이 아쉽겠어요....황진산 선수가 어제 골을 기록했지요? 대전 승점이 14점이라 후반기에 분발하면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팀 분위기 수습이 제일 큰 문제겠네요.
  • 희야♡ 2011/06/19 09:53 # 답글

    경남은 한달만에 승리입니다. ㅠㅠ 눈물이 앞을 ㅠㅠ
  • 키팅 2011/06/19 13:39 #

    축하합니다...그 동안 상대들이 좀 세긴했네요...그럼에도 8위 정도로 순위를 사수한 건 선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부터 잘 하면 되겠죠...라고 말 할려고 했더니......다음 상대가 포항이네요...16라운드부터 분발하는 경남이 되길...
  • 꽃샘바람 2011/06/19 10:11 # 답글

    ㄴ수원은 두달만에 승리입니다……. 그것도 강원전 ㅠ
  • 키팅 2011/06/19 13:41 #

    두배로 축하합니다...경기를 못 봐서 수원의 경기력이 개선되어졌는지 모르겠네요. 승리를 거두었던 팀들이 약체들이라 평가는 아직 보류를 해야겠죠?
  • saruin 2011/06/19 11:03 # 답글

    모따 어시 장면 다 봤는데 역시 클래스는 영원하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오래 팬질하던 선수라 더욱 가슴이 찌잉...
  • 키팅 2011/06/19 13:44 #

    그 동안 모따 선수 모습에 실망을 많이 했었는데, 그건 그 만큼 기대를 많이 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요즘 폼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고무적입니다. 이동국 선수도 회춘했는데, 모따 선수도 성남 시절의 기량으로 완전히 회복되어 주지 않으려나요...
  • 세치 2011/06/19 12:32 # 답글

    닥공본능 전북! 대전전 때도 후반 막판에 역전골 넣어 뒤집더니, 이번에도 역전승이네요!
    파컵은 놓쳤지만 리그, 챔스랑 컵대회 챙겨서 트레블 달성하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ㅜㅜ!!
  • 키팅 2011/06/19 13:46 #

    이번 시즌 닥공 전북의 위력은 말 그대로 ㅎㄷㄷ...입니다.

    하지만 포항이 전북에게 태클 걸 거에요...전 포항의 리그, FA컵, 리그컵 3관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ㅎㅎㅎ
  • 안경소녀교단 2011/06/19 14:07 #

    전북을 상대로 잠그기를 시도한 제주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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