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 아니죠~, 충수염 맞습니다 - 충수 육안 및 조직 사진 Laboratory

우리 주변에서 급성 맹장염이란 말을 흔히 듣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맹장염의 염증은 실제 맹장이 아닌 충수에 발생한 것을 말합니다. 맹장과 충수는 엄연히 다른 부위를 지칭하는 말이죠.
이 그림에서 보면 회장(ileum)이 나옵니다. 회장은 소장의 마지막 부분을 일컫는 말입니다 (참고로 식도, 위에서 이어지는 소장은 순서대로 십이지장(duodenum), 공장(jejunum), 회장(ileum)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어서 대장이 시작되는데, 대장의 기시부에 보이는 주머니 같은 부분을 맹장(cecum)이라고 하며, 맹장에 달려 있는 기다란 벌레처럼 혹은 돼지 꼬리처럼 보이는 부분을 충수 혹은 충수돌기(appendix)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듣게 되는 맹장염은 실제 맹장에 염증이 생긴 것이 아니라 충수에 염증이 발생한 것이죠.

충수염의 원인은 장 내의 내용물에 의해, 즉 "덩"에 의해, 충수의 좁은 내강이 막히고, 막혀 버린 이 공간 안에 충수가 분비하는 점액질(mucin)이 축적되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점액질이 쌓여갈 수록 충수는 점점 팽창하게 되고, 출혈, 통증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축적된 점액질은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줌으로써 염증이 유발되죠. 염증으로 충수의 벽이 심각한 손상을 받게 되면, 충수는 터지게 되고, 복강 내에 염증이 파급됩니다. 네, 원인은 "덩"입니다. 흔하진 않지만 "덩" 대신에 충수에 발생한 종양이 "덩"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염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충수의 위치는 오른쪽 아랫배입니다만, 충수염에 의한 증상이 오른쪽 아랫배에서 시작하진 않습니다. 보통 처음에는 명치 부위나 배꼽 주변부에 체했을 때 느끼는 불편감 혹은 약한 통증으로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은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하게 됩니다. 하지만 충수의 위치에 따라 골반쪽으로, 혹은 오른쪽 윗배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더 진행해서 염증이 복강 내 전체에 파급된 상태가 된다면, 복벽 전체에서 압통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이 정도가 되기 전에, 병원으로 달려 가게 되어 있습니다. 구토는 충수염의 특징적인 증상이 아니라고 하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작년에 제가 충수염을 겪었고 수술을 받았지 않았겠습니까? 전 정말 심하게 오심(메스꺼움)을 느꼈고, 담즙이 올라올 정도로 구토를 했었죠. 

이제부터는 충수의 육안 사진과 조직 사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거의 정상에 가까운 충수 사진입니다. 포르말린에 고정된 이후라 핏빛이 많이 사라진 상태이고, 고정된 상태에서는 위의 사진처럼 깨끗하고 창백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가늘죠. 충수의 길이는 개인에 따라, 나이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위의 두 사진은 충수염이 발생한 충수입니다. 정상과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굵기부터 이미 차이가 납니다. 왜 굵어지는 지는 서론에서 설명하였죠. 진찰 후 충수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복부 초음파를 하게 되어 있는데, 복부 초음파의 주요 소견 중 하나가 충수의 굵기입니다. 울혈 및 출혈 소견 때문에 정상보다 붉어 보이고, 겉면에 회색빛 혹은 누름스름해 보이는 것은 염증성 삼출액, 즉 고름입니다. (아래 사진에 샛노랗게 보이는 것은 충수 주위의 내장 지방임)


이것은 훨씬 더 심한 상태의 충수입니다. 염증에 의해 충수의 벽이 녹아 내리고 구멍이 나면서, 충수가 조각이 나버렸네요.


이제부터는 충수 조직을 표본으로 만들어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정상 충수의 횡단면입니다.


충수가 특별한 기능을 하는 장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위장관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여타 위장관과 마찬가지로 충수의 벽도 4층의 층상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일 안 쪽, 내강에 면하고 있는 것이 점막(mucosa), 그 다음 차례대로 점막하조직(submucosa), 고유근육층(muscularis propria)으로 구성되어 있고 제일 바깥 쪽엔 얇은 장막(serosa)이 둘러 싸고 있습니다. 다른 위장관과 차별되는 충수만의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점막하 조직을 가득 채우고 있는 림프 조직(lymphoid tissue)입니다. 위, 소장, 대장의 점막하조직은  점막과 근육층을 이어주는 결합 조직, 혈관, 신경등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반해, 충수의 경우에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림프 조직이 가득 채워져 있죠. 림프 조직은이전에 결핵 사진 보여 드리면서 설명을 잠깐 했던 것 같은데요,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까만 점들의 집합처럼 보이는 부분입니다. 까만 점들은 림프구(lymphoctye)이고요.


좌측은 정상 충수 조직이고, 우측은 염증이 일어난 부분입니다. 염증에 의해 정상 구조가 모두 소실되어 버렸습니다. 상단의 내강에 붉게 보이는 것은 출혈 때문에 그렇습니다.


염증으로 정상 구조가 소실된 충수의 벽을 확대해 보았습니다.


수술로 떼어낸 충수의 조직 검사 시, 급성 충수염으로 진단을 내리기 위한 진단 조건은 충수의 고유근육층에 급성 염증 세포(호중구: 급성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일종)가 관찰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두 장의 사진 중 위는 정상 고유근육층, 아래는 급성 염증 세포가 침윤해 있는 급성 충수염 시의 고유근육층입니다.


마지막으로 충수가 파열되면서 급성 염증이 주위 조직으로 파급되어 있는 양상을 보여 주는 사진입니다.

덧글

  • 길야옹 2011/03/27 13:03 # 답글

    와 그렇군요. 맹장이 아니라 충수에 염증이 생겨서.....ㅇㅇ
    원인은 설마 변비?< 덕분에 좋은 지식 알고갑니다 닥터~
  • 키팅 2011/03/27 13:46 #

    ㅎㅎ...변비의 유무와는 상관 없는 것 같아요...모르겠습니다.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서 걸릴 확률이 더 높은 지는 찾아 봐야겠네요...^^
  • 질문자 2011/03/27 16:46 # 삭제 답글

    맨 위 사진의 충수는 왜 충수간막(mesoappendix)이 없나요?
  • 키팅 2011/03/27 19:01 #

    수술장에서 보내 준 상태대로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외과의가 mesoappendix를 많이 남겨둔 상태로 절제했나 봐요.

    그리고 mesoappendix가 충수 전장을 따라 뚜렷하게 잘 발달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네요^^
  • 백화현상 2011/03/28 14:00 # 답글

    아...방금 점심 먹었는데...ㅠ

    몸안에 있는 것들을 저렇게 보니 좀 징그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 키팅 2011/03/28 14:13 #

    비위 약한 분들을 위한 경고 메세지를 글 맨 앞에 적어 뒀어야 하는 건데...죄송~

    좋은 정보라고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


날마다 새로운 그림

날마다 새 일러스트

날마다 새로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