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쁜 남자 - 비극적이고 허무한 결말은 싫었는데 Theater

나쁜남자

지난 주, 정말 몰입해서 보던 드라마 나쁜 남자가 드디어 종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여운이 가슴 한 켠에 남아 있네요. 진작에 포스팅을 하고 싶었지만,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다 이제서야 글을 써봅니다.

최근에 봤던 드라마들 중 나쁜 남자를 최고로 꼽고 싶군요. 스토리 자체는 현실성이 다소 떨어져 보일 수도 있지만, 드라마라는 것이 어차피 개연성을 바탕으로 한 허구인 것이고, 다른 막장 드라마들에 비하면 억지 설정의 정도도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쁜 남자가 더욱 더 돋보였던 것은 과장되고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드라마의 내용을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었던 배우들의 명품 연기입니다. 주, 조연을 막라한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덕에 드라마 속으로 자연스럽게, 깊이, 깊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절제된 대사, 감각적인 영상, 아름다운 선율의 OST 등은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더해 주었죠.

이 드라마의 단점을 꼽으라면.......단연 비극적인 결말 구도를 꼽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비극을 정말 싫어해요.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이 "우리네 삶은 한 편의 비극이라네", "현실 속엔 희극보다 비극이 훨씬 더 많다네"라고 일러 주지 않아도 그 사실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새삼스레 일깨워 주지 않아도 된다 말입니다. 적어도 드라마, 영화, 소설과 같은 픽션에서만큼은 삶의 기쁨을, 희망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기만일지라도 말이죠.

사실 나쁜 남자를 보는 내내, 비극적인 결말을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류의 드라마가 보여 주는 일반적인 흐름이니까요. 하지만 최종회로 가면서 해피 엔딩의 분위기가 무르 익더군요. 물론 여전히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말입니다. 모든 잘못들과 어그러진 것들의 용서와 화해, 선과 행복, 평화로의 회복이라는 정말 바람직한 결말이 예상 밖으로 자연스럽게(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아니었다면 억지스러울 수 있었다고 생각함) 유도되어져 나왔습니다. 이것이 종영 5분?...10분?...을 남겨둔 시점에서의 상황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해피 엔딩을 열망하고 있고, 그것이 채 10분도 남지 않았음을 뻔히 알고 있을 PD님께선 이 모든 것에 조소라도 보내 듯이......뜬금 없이 홍모네를 등장시키고 건욱이를 쏘아 죽입니다. 총상을 입은 건욱인 동생의 잘못을 덮어주기 위해 죽기 전 총에 묻은 모네의 지문을 지우고, 자기 자신은 병원으로 향하지 않고 일부러 한강 둔치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갑니다......그냥 병원으로 가서 자신의 우발적인 실수로 입은 총상인 것처럼 이야기해도 될 터인데...모네를 보는 순간 재인이를 통해 가라앉혔던 죄책감이 다시 떠오른 까닭인지 건욱은 죽음을 택하였습니다. 그 동안의 삶이 너무 힘들었던 까닭일까요......

행복함으로 충만할 수 있었던 결말이 허무한 죽음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남은 것은 기쁨, 즐거움, 행복 등의 따뜻한 감정이 아닌, 허무함, 쓸쓸함, 가슴 먹먹함과 같은 차갑디 차가운, 기분 나쁜 것들 뿐입니다. 막판 짧은 시간을 이용해 행복함 대신 슬픔을 선물해 주신 PD님께 심히 유감을 표하고 싶군요. 비극적이고 허무한 결말 때문에 나쁜 남자를 더 오래 기억할 지도 모릅니다. 제작자들이 원하는 것도 이런 건 가요?...나쁜 기분으로 오래 오래 기억하시라...이런 거?
          

선덕 여왕의 비담으로 일약 전국구 스타가 된 김남길...나쁜 남자에서 주인공 나쁜 남자 역할을 맡아 유감 없이 연기 실력을 발휘하였죠. 그가 군대를 가야해서 20회 분량의 드라마가 17회로 줄어든 게 아쉬웠지만, 나쁜 남자를 통해 그가 준 인상은 강렬했습니다...그리고 그의 긴 기럭지도 많이 부러웠구요. 군 생활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길 바랍니다. 

이미 유부녀, 품절녀가 되어 버린 한가인이지만 여전히 너무 아름다워요. 이렇게 아름다운 아줌마도 있다니......아, 우리 부인도 있었지......(내 글을 모니터링하고 있을 지도 모르니...)

김재욱...제겐 생소한 친구인데...연기 꽤 잘 하더군요. 그래서 찾아 봤더니. 네 멋대로 해라, 커피 프린스, 바람의 나라 등에 출연한 경력이 있더라구요.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네 싫어.

신여사 김혜옥의 악녀 연기도 일품이었고, 재인이 동생 원인으로 나온 심은경도 귀여웠습니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여러 출연진 모두 멋진 연기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남자 급의 드라마를 어서 빨리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물론 비극은 싫어요...해피 엔딩으로...



ps 1.
이형민·김병욱·곽정환, 비극을 사랑하는 남자들 "또 죽였네"   이 PD님들의 결말은 예측 가능한 것임?......이제 비극 좀 자제해 주세요.

ps 2.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이 40%를 넘는 마당에 나쁜 남자 시청률이 10%가 채 되지 않은 건 다소 의외였습니다. 물론 김탁구도 재미있긴 하지만...나쁜 남자 시청률이 너무 저조했네요. 






덧글

  • ... 2010/08/11 13:05 # 삭제 답글

    모네 너무 싫어요.
    아무리 배신당했다지만 뻔뻔해요.
    죄책감도 없고.
  • 키팅 2010/08/16 18:48 #

    저랑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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