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균을 관찰해 볼까요 Laboratory

늘 K리그 관련 영양가 적은 글만 올리다 모처럼 학구적인 글을 올려 봅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결핵(tuberculosis)...그렇다고 제가 결핵의 예방, 치료 등에 대하여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니, 이와 관련된 궁금증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제가 여기서 보여 드릴 것은 결핵에 걸렸을 때, 우리 몸 속 조직에서 일어나는 반응, 결핵균의 형태 정도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결핵 유병률은 높은 편입니다. 서구권에선 결핵을 후진국 형 질병, 면역이 결핍되었을 때나 걸리는 질병 정도로 취급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회, 경제적인 수준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와 있는 요즘에도 유병률은 감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 주위만 해도 결핵에 걸린 병력이 있는 사람이 4~5명 정도 됩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항생제 내성균의 출현입니다. 그 동안 효능은  좋으면서 부작용은 비교적 적은 결핵약들이 개발되어 왔고, 덕분에 예전에 비하면 결핵은 많이 감소하였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문제는 1차 선택 약제들의 범위가 좁은 상황에서 이러한 약제들에 내성을 가지는 결핵균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성 결핵균에 감염이 된다면, 상대적으로 효능이 떨어지면서, 부작용은 더 많은 2차 약제들을 써야하는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어쨌든 결핵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야겠습니다.

흔히 결핵하면 폐 결핵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 폐 결핵이 제일 흔하긴 합니다만 결핵균은 우리 몸 속 어디로든 퍼질 수 있습니다. 뇌, 요로, 신장, 생식기계, 위장관, 피부 등 안 가는 데가 없죠. 따라서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피로, 쇠약감, 체중 감소, 발열 등이 있고, 제일 흔한 폐 결핵의 경우 만성 기침, 가래, 객혈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결핵은 일반적으로 환자로부터 나온 비말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염이 됩니다. 때문에 환자와 오래 동안 접촉하게 되는 가정, 직장에서 전염이 잘 일어나고, 특히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잘 걸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사람,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지금 관찰할 결핵균은 결핵성 임파선염(tuberculous lymphadenitis) 환자의 임파선(lymph node)에서 나온 것입니다. 임파선은 우리 몸 전신에 걸쳐 산재해 있는 면역 기관이고 림프구(lymphocyte)의 집합체입니다. 다양한 질병에 대한 반응으로 임파선이 커질 수 있는데, 가벼운 감기부터 시작해서, 타 장기에서 발생한 암 세포가 전이 되어 커져 있는 경우, 임파선 자체에 악성 종양이 발생한 경우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목에 콩알 만한 혹이 만져지는 경우 대부분 임파선이 커져 있어서 그런 것이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 조직 검사를 통해 결핵 때문에 임파선이 커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셈입니다.

제일 저배율 사진입니다. 진하게 보이는 부분이 남아 있는 정상 임파선 조직....분홍색 섬처럼 보이는 부분들이 결핵에 의한 병변부입니다.

배율을 조금 올려 보았습니다. 역시 오른쪽의 어두운 부분이 정상 임파선 조직, 왼쪽의 분홍색 부분이 결핵에 의한 병변부입니다.

임파선 조직을 확대해 보았습니다. 저배율에서 어둡게 보였던 이유가 저 까만 점들의 집합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까만 점들은 바로 림프구(lymphocyte)입니다. 면역과 관련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놈들이죠. 이제 병변부를 볼까요.

 이 사진은 결핵에 걸렸을 때에 나타나는 매우 특이적인 조직 소견, 건락괴사(caseous necrosis)와 육아종(granuloma)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병리 의사가 이러한 조직 소견을 관찰하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결핵이라고 진단을 내릴 수가 있죠. 중앙의 분홍색 호수처럼 보이는 부분은 괴사(necrosis) 조직, 즉 결핵균에 대한 염증 반응으로 죽은 조직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 처럼 보이는 부분이 육아종(granuloma)입니다.

육아종 부분만 확대한 것입니다. 육아종은 일종의 특이한 면역 반응에 의한 부산물입니다. 대식세포(macrophage)의 집합체이죠. 육아종 자체는 결핵 말고도 여러 상황에서 관찰될 수 있습니다. 

육아종 내에서 흔히 관찰되는 거대세포(giant cell)입니다. 거대세포에 대해서는 옛날에 한 번 포스팅 했었습니다.

갑자기 색깔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조직 검사 시, 기본적인 염색 시약은 Hematoxilin & Eosin으로 위에서 봐왔던 연한 분홍색~진한 보라색으로 염색이 됩니다. 하지만 결핵균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AFB 염색이라고 하는 특수 염색을 해야 하고, 배경이 이렇게 진한 파랑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결핵균은 빨강색으로 관찰되지요. 배율을 올려 결핵균 구경을 해 볼까요?

실지렁이 처럼 보이는 작은 간균들(bacilli, 막대기 모양으로 길쭉하게 생긴 균들)이 보이시나요. 실제 결핵균의 크기는 1~4um x 0.3~0.6um 정도 됩니다. (1 um(마이크로미터) =  1 / 1000 mm)  이 작은 균들 때문에 사람들이 고통 받고, 생명을 위협 당하기도 합니다. 한낱 미물들이라고 하기에는 무서운 넘들이죠.

다들 결핵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개인 위생 철저히 하시고, 피로와 스트레스는 그 때, 그 때 풀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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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도톨 2010/07/26 12:28 # 삭제 답글

    좋은 사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조직학 수업 듣던 생각이 나네요 ^^;
  • 키팅 2010/07/26 16:48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직학 수업을 들으셨군요. 학생 땐 조직학 수업이 지겹게만 느껴졌었는데...막상 전공을 하고 나니까 꽤 재미있더라구요...^^
  • 학생인데요 2010/08/22 18:56 # 삭제 답글

    과제물로 좀 퍼가겠습니다^^
  • 키팅 2010/09/27 18:37 #

    출처만 밝혀 주신다면 상관없는데 말이죠...^^
  • 수의학도 2012/12/08 01:49 # 삭제 답글

    병리 스케치하며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여기서 fibrosis는 안 일어나나요?
  • 키팅 2012/12/08 09:51 #

    보통 fibrosis는 만성적인 상태로 질병이 지속되는 상태이거나, 치유되는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여기서 보여드린 사진들은 지금 한창 active한 상태의 것들이라 fibosis가 관찰되지는 않네요.
  • 샤킬오닐 2014/11/03 17:06 # 삭제 답글

    와 진짜 대박이네요ㅠ 교수님 수업보다 더 명쾌하고 유익해여!!^^잘 보았습니다
  • 키팅 2015/05/09 01:16 #

    과찬이십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기쁩니다.
  • 병리사 2016/03/11 17:08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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