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항 vs 전남 - 설기현, 이진호 선수의 포항 데뷔전 Stadium

이번 경기를 몇 라운드 경기로 생각해야할까요? K리그 12라운드는 이미 월드컵 전에 치러졌습니다. K리그팀이 홀수인 관계로 매 라운드, 경기가 없는 팀이 존재하고, 때문에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각 팀이 치른 경기 수는 뒤죽박죽이 됩니다. 포항 같은 경우, 12라운드가 지났음에도 11경기를 치른 상태였습니다. 이번 주말엔 포항을 포함해 네 팀, 즉 두 경기만 잡혀 있죠. 포항과 전남은 11경기를 치른 팀들이고, 전북과 대구는 10경기를 치른 팀들입니다. 오늘 경기는 12라운드의 잔여 경기일 수도 있고, 13라운드 경기를 앞당겨 치른 것일 지도 모릅니다. 어서 팀 수가 짝수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틸야드에서 제철가 형제가 맞대결을 펼쳤고, 두 팀 공히 전반기 부진을 씻어내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경기 양상은 치열했고, 결과는 어느 쪽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채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왜 이렇게 승리하기가 힘든 겁니까?

포항   1   :   1   전남

          이진호
                       모따

설기현   김태수   신형민   김재성

김정겸   김광석   김형일   박희철
   
                  신화용

조금 생소한 4-4-2를 들고 나왔습니다. 파리아스의 포항 이후, 포항의 주 포메이션은 4-3-3이며, 4-4-2를 쓰는 경우에도 다이아몬드형 미들을 들고 나와 중앙을 선점하는 편이었는데, 오늘 전반에 보인 4-4-2는 비교적 플랫한 4-4-2에서 김태수와 신형민이 수비에 중점을 두고 포진하고, 설기현과 김재성이 전형적인 윙어 내지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진호가 최전방 포스트 플레이어로 포항 데뷔전을 치렀고, 모따는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에서 미드필드와 공격을 오갔습니다. 허리 부상에서 회복 중인 황재원 대신 김광석이 선발로 나왔고, 언제나 못마땅한 오른쪽 사이드백은 박희철이 선발 출전하였습니다. 

지난 해에 비해 사이드백의 공격 지원 및 사이드 공격이 급감된 상태에서 이러한 변화는 옳은 방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 하나로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설기현의 리그 데뷔전, 이진호의 포항 데뷔전, 월드컵 무대에 다녀온 김재성과 김형일의 복귀전이었던 오늘 경기에 새로운 옷을 입혀 놓았으니 호흡이 잘 맞을 리가 없습니다. 전반전 부진은 포메이션의 문제 이전에 호흡과 조직력의 문제였던 것 같고, 더군다나 박희철 선수의 퇴장 이후엔 포메이션 마저 완전히 깨졌으니 아무래도 이 전형에 대한 평가는 보류해야될 것 같습니다. 

김재성 선수, 메시처럼 월드컵 다녀오더니 머리를 짧게 깎았더군요. 심기일전하려나 봅니다. 그건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김재성은 사이드보다 중앙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를 사이드에 배치시키면 그의 창조적인 움직임과 재능을 많이 까먹는 것 같습니다. 그를 중앙 공미에 배치할 수 있는, 그리고 나머지 다른 선수 자원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전형을 찾는다면 좋겠는데요...제 머리로는 4-3-3 혹은 4-2-3-1 밖에 안 떠오릅니다. 하지만 사이드백의 오버래핑 능력이 절반으로 감소한 현 시점에서 자꾸만 사이드 공격이 죽으니 고육지책으로 4-4-2를 들고 나온 것 같고, 전형적인 윙어가 태부족인 포항의 선수 구성상 어쩔 수 없이 김재성 선수가 사이드로 배치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이 하나 있네요, 능력 있는 우측 사이드백의 영입! 작년에 번 돈 좀 쓰자구요~!
설기현 선수가 늦깎이로 K리그에 데뷔했습니다. 간혹 클래스를 보여 주는 움직임과 드리블을 선보이긴 했지만 아직 컨디션이 더 올라와야할 것 같고, 팀에 조금 더 녹아 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나아진다면 역시나 굉장한 포항의 병기가 될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제발 가능성에서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의 노병준 선수와 맞임대되어, 울산으로부터 건너 온 이진호 선수 역시 오늘 포항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포스트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고, 앞으로의 경기에 희망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데뷔전부터 붕대 투혼을 불사르더니, 기어이 헤딩 어시스트까지 기록하고 말았죠. 앞으로도 이 이상의 포스를 쭈~욱 보여 주세요.

이진호 선수의 어시스트를 받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선수는 다름 아닌 김형일 선수. 멋졌습니다. 수비시에도 조금만 더 침착해지길...

오늘 경기의 주심은 최광보씨였습니다. 마치 자신이 로세티라도 된 양, 아주 쉽게 카드를 뽑아 들더군요. 플레잉 타임 5분 더 늘리자는 것이 꼭 엄격한 잣대로 판정을 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 자주 반칙을 선언했고, 카드를 남발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결정적인 시기엔 잘 부르지 않더군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의 심판들을 보면서 심판에 대한 인내심을 많이 키워 왔던 터라 예전 같이 많이 열 받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전남의 이승희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먼저 퇴장 당했고, 포항의 박희철 선수가 연이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습니다. 전반 말미에 있었던 박희철 선수의 퇴장 이후에, 공격수 중 누굴 빼서 박희철 선수 자리를 메꿀 줄 알았는데, 박창현 감독 대행은 강수를 두었습니다. 전반이 끝나고 후반 들어 터줏대감 수미 신형민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안태은 선수를 넣어 박희철 선수의 공백을 메웠습니다. 전남이 다소 수비적으로 나오기도 했고, 포항 입장에선 승리가 절박했으니까요.   

          설기현          이진호                                    모따             이진호 

          모따             김재성                ==>            조찬호            김재성(유창현)     
                   김태수                                                         김태수

김정겸     김광석   김형일     안태은             김정겸     김광석   김형일    안태은

설기현 선수가 포워드 쪽으로 전진 배치되고, 모따가 미드필드 쪽으로 쳐졌습니다. 4-3-3에서 쓰리톱 중 한 명이 빠진 것 같은 포메이션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후반 중반 설기현 선수 대신 조찬호 선수가 들어가면서, 모따가 다시 포워드로 올라가고, 조찬호 선수가 공미 자리에 위치하는 변화를 주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엔 김재성 선수 대신 유창현 선수까지 투입. 미들을 공격 지향적인 선수로 채워버렸죠. 전남이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김형일 선수의 골이 터질 때까지만 해도 드디어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웬걸, 골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허무하게 한 골 먹었습니다. 슈바 선수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트리는 움직임이 좋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 수비수가 여럿이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슈바 한 명에게 농락 당하더니, 짧은 땅볼 크로스를 허용, 골문 앞으로 달려들던 영건 지동원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역습에 일격을 당한 것도 아니고, 수비가 많았음에도 허용한 허무한 골이었습니다. 집중력은 어디다 팔아 먹은 건지...

오늘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공을 갖고 너무 끌더군요. 공을 어디로 보내야할 지 많이 망설이고 말이죠. 패스미스도 많았고......전지 훈련도 다녀온 걸로 아는데 왜 이런 걸까요. 안태은 선수의 상대편에게 갖다 바치는 크로스도 안타까웠고, 벤치의 주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교체 투입된 조찬호 선수의 자신감 과잉 중앙 돌진도 아쉬웠습니다.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가 되면 이제 점점 물이 올라야할 시기인데, 감독과 선수 교체에, 월드컵으로 주전 선수들이 차출되기도 했었고......왠지 우리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어서 빨리 팀이 정비가 되고 궤도에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다음 경기는 다음 주 토요일 부산 원정입니다. 승리에 목말라 있는 포항 팬들에게 기쁜 소식이 들려오길 바래 봅니다. 



전북   4   :   0   대구
전북은 잘만 이기네요. 현재의 전북은 이동국의 팀인가 봅니다. 이동국 선수는 월드컵에서 복귀하자마자 2골을 터뜨려 버렸습니다. 월드컵 분풀이라도 하듯이 말이죠. 로브렉이 2골을 넣었고, 전북의 완승입니다. 그저 부럽습니다.  



ps. 포항과는 상관 없는 일이지만, 김정우 선수 관련 기사가 떴더군요. 
      김정우 선수의 여친이 탤런트 이연두 양이라네요. 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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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세르닌 2010/07/11 01:51 # 답글

    경기가 있는건 알았는데 약속이 있어서 가지도, 보지도 못했네요..
    방금 기사들을 훑어보니 온통 설기현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이진호가 뛴것과 442를 쓴것도 키팅님 덕분에 알았습니다..감사합니다ㅎ
  • 키팅 2010/07/11 17:07 #

    감사할 것 까지야...^^

    저도 제가 본 포메이션이 맞나 확인하고 싶어 기사들을 둘러 봤지만, 경기 내용을 분석한 기사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설기현" 선수더군요.

    될 듯, 될 듯 안 풀리니 참 답답했습니다. 아무래도 길게 내다봐야 될 것 같아요.
  • 른밸 2010/07/11 09:55 # 답글

    이동국과 로브렉이 두 골씩 넣었는데, 둘 다 해트트릭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죠. 확실히 전북의 이동국은 플레이도 더 좋고, 본인 표정도 더 보기 좋은듯...안태은은 도대체 뭐하는 놈인지ㅡㅡ
  • 키팅 2010/07/11 17:13 #

    국대와 전북에서의 이동국은 참 다른 것 같습니다. 이동국 선수가 은퇴하기 전 마지막으로 국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오른쪽 사이드백엔 답이 없어 보이네요. 신광훈 선수가 돌아오면 좀 나아지려나...
  • 바셋 2010/07/11 12:08 # 답글

    박희철이 미숙해서 퇴장이었다고 비난하던데... 읽어보니 뭐 분위기상 그냥 있었어도 교체되었을 모냥이네요. 지키는 전남을 못잡았다... 에이효 은제 이겨보나
  • 키팅 2010/07/11 17:16 #

    주심이 카드를 마구 날리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 파악 못 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전남 선수 퇴장시키고 보상성 퇴장인가 싶기도 하고...

    이젠 만만한 팀이 없어 보입니다. 언제즈음 다시 연승 행진으로 돌아설련지...
  • 뒤질랜드 2010/07/11 12:41 # 답글

    이동국 골장면을 보면서 우루과이전때 저런 모습을 보여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습니다.
  • 키팅 2010/07/11 17:19 #

    전북의 경기는 보지 못햇는데...대충 상상은 갑니다. 이동국 선수 중심으로 빌드되어 있는 전북에서, 확실히 이동국은 날라다니네요. 이동국 선수가 은퇴하기 전에 국대에서도 전북에서와 같은 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 비센 2010/07/11 22:33 # 삭제 답글

    이진호가 포항유니폼을................................
    그나저나 전북 무서워서 어떡하나요..ㅠ 컵대회에서 잘좀 해주길.. ㅋ
  • 키팅 2010/07/12 09:07 #

    노병준이 울산 유니폼을........................

    이진호 선수 좋더군요. 잘 쓰겠습니다.

    울산은 컵대회에서 전북과 붙나봐요. 포항이 떨어지고 나니 관심 급감해서 대진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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