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추노 - 명품 드라마? 피의 드라마? 또 다른 부류의 막장 드라마? Theater

<KBS 수목 드라마>
연출 : 곽정환
극본 : 천성일
출연 : 장혁(이대길 역), 오지호(송태하 역), 이다해(언년이, 김혜원 역), 이종혁(황철웅 역),
           한정수(최장군 역), 김지석(왕손이 역), 김하은(설화 역), 성동일(천지호 역),
           공형진(업복이 역), 민지아(초복이 역), 이한위(오포교 역), 김응수(이경식 역)...

"아이리스"에 이은 "추노"를 통해 KBS는 수목 드라마에서 연거푸 대박을 터뜨렸다. 이전 사극에서 접할 수 없었던 참신한 소재,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세련되고 아름다운 영상, 조연들까지도 살아 있고 입체감 있는 등장 인물들, 화려하고 멋진 액션, 빠른 극 전개...이런 많은 장점들 때문에 수목은 또 다시 KBS에 고정 되었고, '또 다른 명품 드라마가 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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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체 분량의 절반을 약간 더 넘어선 현 시점에서, 이 '명품'에 흠집이 잡혔고, 그 흠집이 더 커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가장 큰 흠집은 이미 많이 거론되고 있듯이 송태하와 언년이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농담처럼 시작된 "민폐 언년"으로 불거진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언년이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언년이와 송태하의 관계를 다소 작위적이고 억지스럽게 급진전 시키다 보니 두 캐릭터 모두 본연의 모습에서 많이 이탈한 형국이 되었다. 이것은 극의 내용 전개와 시청자들의 극에 대한 몰입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분명 언년이는 극의 전개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캐릭터임은 분명하고, 대길에게서 멀어져 송태하와 가까워져야 하는 것이 이야기가 되는 것임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 납득이 가능하여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어 보인다. 상상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어떤 대안도 제시할 수가 없고,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가 버려 고칠 수도 없다는 것.
이건 아니잖아요 송태하 장군...대의를 앞두고 로맨스에 빠지시다니...

"추노"와는 관련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민폐 언년"을 보면서, 재작년 "에덴의 동쪽"에 나왔던 이다해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그 때 당시에도 드라마를 이끌고 가야할 주체적 캐릭터들 중에 하나인 혜린을 맡은 이다해였지만, 드라마가 전개되는 과정 중에 의도와는 상관없이 혜린이 수동적이고 영향력 없는 캐릭터로 전락하면서, 이다해가 예상 밖으로 드라마에서 조기 이탈한 이력이 있다.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처지가 되고 만 것 같다. 중요 캐릭터에 캐스팅 되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또 다시 존재감이 없어져 버리는 역할을 맡게 된 이다해가 안 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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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의 또 다른 흠집으로 너무 과다한 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이다. 혹자는 "피의 수요일"이라고 한단다. 황철웅에 의해 죽임을 당한 여러 양반 단역들, 차지호 패거리, 그리고 원손마마를 보필하던 궁녀는 차치하고라도, 백호(데니안 분), 윤지(윤지민 분) 등, 드라마 내에서 제법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던 조연들까지도 너무 허무하게 죽음으로 몰고간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마치 늘어 놓은 인물들을 어떻게 수습해야 될 지 몰라 조급하게 처치하기라도 한 것 마냥 말이다.

그리고 급기야 15화 예고편을 통해서 왕손이와 최장군의 죽음을 암시하였다.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왔으며, 준주연급이나 다름 없었던 이 둘을 이렇게 빨리, 그것도 허무하게 극에서 이탈시켜 버린단 말인가? 이건 너무 과하지 않은가? 이 믿기지 않는 사실 때문에, 웹 상에서는 그들이 진짜 죽었다, 아니다, 그들은 살아 있으며, 제작진의 떡밥일 뿐이다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죽었을 확률이 99.9%일 것 같다. 대길이가 강가에서 최장군에게 아름다운(?) 미래 설계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장면은 이들에게 비극적 결말이 반전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상투적인 수법일 것이다. 14화에 나온 황철웅과 왕손이의 결투신, 그리고 15화 예고편의 정황 상, 둘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우린 죽기 싫다구."...그래, 나도 너희를 보내기 싫어...
근데 이노무 제작진이 살인이 취미래...ㅠㅠ... 지못미...

죽음의 행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지 자못 궁금해지는 게 사실이다. 송태하와 언년이가 속한 혁명을 꿈꾸는 무리들은, 보아하니 지리멸렬한 것이, 모의가 실패로 돌아가, 역도로 몰려 죽임을 당할 것 같고, 업복이와 초복이가 속한 노비당에게도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14화에서 노비당을 배후 조종하는 세력에 대한 힌트를 줬는데, 아마도 좌의정이 그 배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결국 이용만 당하다 버림을 받게 되겠지. 송태하와 이대길의 마지막 싸움에서 언년이가 대길이를 살리기 위해 송태하의 칼에 맞고 쓰러지고, 슬퍼하는 송태하, 분노하는 이대길...그 와중에 송태하는 황철웅의 칼에 당하고, 황철웅은 차지호에게 일격을 당하고...이대길은 모르겠다...이대길도 그냥 죽어라...살아남는 건 차지호?...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정말 전멸로 몰고 가는 건 아니겠지?...설마...
이들에게도 슬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그래 다 죽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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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장황하게 지적한 "추노"의 흠집들이 아무리 커진다 해도, "추노"가 발산하는 매력을 거부할 순 없을 것 같다. 자, 기다려 보자. 이대길, 송태하, 황철웅이 벌일 피의 제 2 라운드를...
  




덧글

  • 갑그젊 2010/02/23 04:02 # 답글

    애초에 '한성별곡正'의 감독이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본방사수를 결정했습죠. 한성별곡과 다모의 뒤를 잇는 쵝오의 작품입니다-_-
  • 키팅 2010/02/23 05:02 #

    전 그 두 명작을 못봤네요...언제 한 번 시간 내서 꼭 봐야겠습니다.

    추노 정말 재미있죠. 흠 잡으면서도, 안 볼 수가 없다는...
  • FanTaSy 2010/02/25 03:54 # 삭제 답글

    사전 제작한게 다 소비된건지 스토리가 산으로 흘러가네요.
    초반에는 재밌었습니다만,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고, 액션신도 별로 없어서 실망이더군요.
    뭐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경우 대부분 해외 어디어디 로케이션 촬영! 해놓고 홍보하고,초반엔 액션씬, 싸움씬, 총쏘는씬 같은 거 넣다가 나중엔 로맨스로 다 빠져버리는...ㅡㅡ;
    그게 문제네요. 후반에도 초반같은 전개가 이루어 져야하는데, 후반엔 로맨스로 빠지니 이건 원
  • 키팅 2010/02/28 18:51 #

    그래도 대길이의 분노 게이지가 상승하면서 액션신과 긴장감의 정도가 함께 증가하지 않을까요?...실망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기대와 미련을 못 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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