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모로 맘에 들지 않는 조모컵 Stadium

     어제 있었던 한, 일 양국 프로축구 올스타팀 간의 대결, 조모컵은 K리그 올스타팀이 J리그 올스타팀에게 1:4 떡실신을 당하며 끝이 났다. 어떻게 홈에서 발려도 이렇게 발릴 수가 있냐. 하긴 작년엔 일본에서 맞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3:1로 이기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보기 좋게 설욕 당하고 말았다. 이런 제목의 글을 쓰는 이유가 어제 시합의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1. 올스타전이라지만 올스타전 답지 않은 감독 및 선수 선발.
시합이 열리기 전에 썼던 글에서 이미 지적한 바라서 생략할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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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검 승부를 준비했으면서 경기 내용은 왜 이리 느슨한 거야.
작년부터 지금의 조모컵 형태로 올스타전을 치르는 이유가 기존의 올스타 전이 너무 루즈하고 요식적이어서, 관중 동원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금 더 자극적인 매치가 필요했던 양 리그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성사된 조모컵이다. 근데 어제의 경기를 보고 있자니 왜 이리 느슨하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는지...긴장감도 없고. 정신 없이 골을 먹던 후반전부터 그랬던게 아니라 경기 초반부터 그랬다.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아직 30분 밖에 경과되지 않은 느낌이란...기존의 올스타전과 다를 바 없잖아. 진검 승부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정말 승패에 부담 없는 올스타전도 아닌 것이 정말 어정쩡해 보이는 경기였다. 실제 관중석에 빈자리도 많이 보이고...

3. 1:4가 웬 말?
그리고 이번 결과를 두고 안 씹고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친선 경기이니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고,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게 성인군자의 자세이겠으나, 소심한 K리그 팬인 나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한 두 골도 아니고, 4골 씩이나 쳐 먹다니...많이 묵었다이가?...그만 묵으면 안 되겠나? 하긴 들어가는 골 마다 어이 없이 들어가긴 하더라. 미들에서 공 길게 끌다 뺐겨,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 우겨 넣다 보니 이정수에게 걸려, 최종 수비랑 골키퍼랑 사인 안 맞아...친선 경기라 선수들이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서 졌다로 위안을 삼아야 되나.

4. 괜한 트집인 것 같지만 유니폼은 왜 이리도 구려 보이는지...
일회성 행사를 위한 유니폼이라 공을 많이 들이지 않은 건 알겠지만, 시합을 보는 내내 유니폼이 눈에 거슬렸다. 다른 것들이 맘에 들지 않으니 덩달아 그래 보인 건지도 모르겠다. J의 미즈노 유니폼은 그래도 좀 나아 보이더만, K의 나이키 유니폼은 정말이지...원래 나이키의 유니폼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어제 보여준 성의 없는 유니폼이란...우리 축구 동호회 유니폼이 훨씬 나은 것 같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국대가 떠오르게 붉은 색 상의에 흰 색 하의인 게야. 국대와 동일한 칼라의 유니폼을 입고 대패라니, 자존심에 곱절의 상처를 주려고 그래.

5. K리그를 비하하는 언론과 여론에게 좋은 떡밥만 제공해 줬잖아.
이전의 올스타전 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지도 않고, 실제 관중도 더 많이 온 것 같지도 않고...결국 득은 없고 실만 생긴 조모컵이다. 박문성 해설자와 캐스터의 J리그 찬양 조의 해설이 듣기 거슬렸다. 그런데다 이렇게 결과까지 1:4로 K리그의 대패로 끝났으니, K리그 비하하기를 취미로 삼고 있는 언론에 좋은 떡밥만 제공해 준 셈이다. 여론도 여기에 편승할 테고. 작년에 3:1로 이겼을 때도, 경기 내용은 졌다느니 식의 뻔한 레퍼토리 기사가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걸렸지, 뭐. 마음을 비우고 있어야겠다.


별 소득도 없고, 질 경우 생채기만 남는...올스타전도 아니고, 진검 승부도 아니고, 그러면서 은근 스트레스 주는 조모컵을 계속 이어 나갈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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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근사한 2009/08/09 19:43 # 답글

    처음에 유니폼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올스타전한다고 했으니.. 지금 뛰고있는 얘네들이 맞을텐데.. 무슨 실업팀 유니폼스러운게...;;
    그리고 4:1... 역시 차붐은 아니라는 결론이.....그리고 선수들.. 올스타전이 아닌 한일에 초점을 맞춰서 뛰어줬으면 좋았을련만...
    결국 이동국선수랑 차붐만 열라 까이더군요..;;;
  • 키팅 2009/08/09 23:40 #

    고등학교 교내 체육대회 유니폼 보다도 못해 보이는 유니폼이었죠.
    명색이 올스타전이라면 좀더 화려하고 멋진 유님폼을 입어야지...

    작년엔 3:1 승리를 이끈 차붐이라 전 차붐에 대한 판단은 유보 할렵니다.

    조모컵 자체가 어정쩡해서 말이죠.
    국가 대항 정식 한일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말 부담 없이 뛰어도 되는 이벤트성 경기도 아닌 것 같고,
    이번 경기는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느슨하게 경기에 임한
    우리 올스타팀의 패배인 것 같습니다.
    작년엔 반대였고.

    동국이에 대한 판단은 돌아오는 수요일에 있을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보고난 후에 생각할 겁니다.
    동국인 조금만 못해 보여도 그 이상으로 까여서...ㅜㅜ

  • DesTinier 2009/08/09 19:44 # 답글

    차범근 감독은 깔래야 깔 수 밖에 없죠. ㅡㅡ. 축구계의 김인식. 잘 되면 자신의 전술 탓. 안 되면 선수 탓.
  • 키팅 2009/08/09 23:47 #

    시합 후의 감독 인터뷰를 안 봐서 잘 모르겠는데...
    어제의 패배를 선수 탓으로 돌렸나 보군요.
    그러면 안되는데...쩝.

    전 개인적으로 차붐의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도 그가 수원에 부임한 이후에 2번이나 우승을 일궈냈고,
    그 대가로 얻은 올스타팀의 감독 자리이니까요.
    그리고 작년엔 올해와 반대로 이기기도 했고.
    다만 그의 축구 스타일이 재미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제도 사이드에서 줄창 크로스만 올리고 다른 전술은 안 보이더군요.

    근데 패배의 원인으로 선수 탓을 했다면 그 점은 실망이네요.
  • 해방 2009/08/09 20:16 # 답글

    저는 어제 보다가 너무 답답해서 꺼버렸습니다.
    재미도 없고. 골을 골대로 먹히고. 수비 실수가 왠말인가요. 키퍼와 제대로 콜 플레이를 했어도 안일어날 실수인데... -_-
    그리고 저도 유니폼 보면서 뭐가 이리 떨어지나 느낄 정도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신경쓰는 편이 아닌데 말이죠.
  • 키팅 2009/08/09 23:50 #

    예...저도 어제 보다 짜증이 나서 후반 중반부터는
    그냥 TV만 켜놨지 제대로 안 봤네요.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던 어제 경기였습니다.
  • 비센 2009/08/10 22:25 # 삭제 답글

    이호 뽑길래 당연히 미드필드 3명 넣는줄 알았다는...
    중앙미들 2명으로 거의 5명에 가까운 상대중앙미들과 맞붙이질않나.
    김영후를 윙으로 쓰고 에두가 톱.
    1대0으로 지고있는 상황에서 김영광으로 골키퍼 교체...
    정신나간짓이 한두개가 아니였죠. 아직도 정신적 데미지가 커요.ㅡㅡ
  • 키팅 2009/08/11 00:22 #

    올스타전이라고 승패에 연연해 하지 않으면서 보려고 해도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K리그가 지는 건 도저히 눈 뜨고 봐줄 수가 없더군요.
    저도 아직 정신적 데미지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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