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09일
[K리그] 포항, 이젠 일부러 드라마를 연출하려는구나
포항 3 : 2 서울
지난 수요일, 태풍의 영향권으로 포항엔 바람이 무지 많이 불었습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릴 분위기가 연출되더군요. 실사를 눈앞에 두고 있어 직장 일이 많았지만, 만사를 제쳐 두고 스틸야드로 향했습니다. 늘 함께 가던 직장 부하 직원은 사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스산한 날씨 가운데 고독을 곱씹으며 혼자 스틸야드로 갔습니다.
남은 경기 모두가 중요하겠지만, 리그 선두 서울과의 맞대결만큼은 아닐 것입니다. 정규 리그 우승을 위해선,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선발 출전 선수
황진성 스테보 데닐손
김재성 김태수
신형민
김정겸 황재원 김형일 박희철
신화용
전반전
경기 시작 23초 만에 황진성 선수의 스루패스를 이어 받은 스테보 선수가 골을 기록하면서 경기는 쉽게 풀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포항 선수들의 경기력은 한창 잘 나갈 때의 그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에 골을 넣으면서, 과도한 자신감과 여유를 얻었는지, 공을 너무 끄는 경향이 있더군요. 계속해서 패스 타이밍을 놓치면서, 평소와는 달리 답답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데닐손 선수가 퇴장을 당합니다. 안태은 선수가 데닐손 선수에게 먼저 거친 플레이를 가했지만 주심이 그냥 넘어가자, 열 받은 데닐손 선수가 보복성 태클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경고를 받았죠. 하지만 데닐손 선수는 인정 못 하겠다는 식의 제스쳐를 보이며 주심 옆을 뜹니다. 주심도 열 받았는지 데닐손을 불러 세우려 했지만 데닐손 선수는 주심에게 다시 가지 않았고, 주심은 데닐손 선수에게 재차 경고를 날리고 퇴장시켜 버립니다...정말 빡 돌겠더군요. 데닐손 선수가 일차적인 잘못을 한 건 맞지만, 경고에서 충분히 끝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연이어 준 두번째 경고는 감정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장면 직후에 스틸야드에는 "정신차려 심판"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죠. 참고로 이 날 주심은 이영철씨였습니다. 데닐손 퇴장 이후에는 보상성 판정도 더러 나왔던 것 같고, 기준 잣대가 달라 보이는 판정들을 여럿 보이면서 심판 욕을 안 할 수 없도록 만들더군요.
데닐손 선수가 퇴장 당한 포항은 안정적인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 돌아섰고, 스테보 선수를 중심으로 한 역습을 시도하였으나, 느리고, 드리블 돌파가 안 되는 스테보의 단점만 부각시키면서, 공격다운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수비는 흔들림이 없어 서울 역시 공격의 돌파구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 하더군요.
전반전은 전체적으로 답답한 양상이었습니다.
후반전
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 가고 있던 중, 황진성 선수가 부상을 당하며 실려 나갔습니다. 대신 노병준 선수가 들어왔죠. 정말 중요한 시기에 접어 들고 있는데, 악재가 계속 겹칩니다. 최효진 선수 부상, 데닐손 선수 퇴장, 황진성 선수 부상...
노병준 선수가 들어 오자, 그라운드 여기 저기를 헤집고 다닙니다. 덕분에 찬스도 몇 번 맞이 했었는데, 역시나 돌파가 안 되기는 스테보 선수나, 노병준 선수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역습 상황에서 노병준 선수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에 이은 김정겸 선수의 정확한 슛으로 한 점 더 달아나게 되었습니다.
스테보 선수 대신에 오까야마 선수가 투입되었습니다. 파 감독님이 수비를 굳히려는 모양인가 보다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오까야마 선수는 수비 진영이 아니라 최전방 원톱으로 뛰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수비수로 영입한 건지, 공격수로 영입한 건지 당최 알 수가 없군요. 멀티 플레이어인가요? 오까야마 선수는 이리저리 많이 뛰어 다녔지만, 그닥 실속이 없어 보였습니다. 왜 유창현 선수가 안 나왔을까 궁금해집니다.
서울의 김승용 선수가 백태클로 퇴장 당하면서, 다시 양 팀간 숫자의 균형이 맞춰집니다.
제대로 된 공격을 보여 주지 못하던 서울은 후반 40분이 넘어서야 각성을 하더니 정조국 선수 대신 투입된 안데르손 선수와 기성용 선수가 2분 상간에 두 골을 터트립니다. 특히 기성용 선수의 골은 정말 깔끔하게 들어가더군요. 자신의 이름값을 하는 골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후반 40분, 이제는 2:0 승리가 확실해져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렇게 두 골을 먹고 따라 잡히고 나니 뒷골이 뻐근해지더군요. 정규 리그 우승은 정말 포기해야 하나, 어쩔 수 없이 아챔에만 집중해야만 하나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허탈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포항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였고, 골 욕심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종료 직전 황재원 선수의 기적같은 결승골이 터지면서 허탈함은 다시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관중들 재미있게 해 주려고(?), 일부러 똥줄 태운 포항 선수들이 얄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렇네요.
총평
#. 쉽게 이겼든, 똥줄 태우며 이겼든, 리그 선두 서울을 잡아 천만 다행...아직 정규 리그 우승의 희망이 남아 있음.
#. 승리는 얻었으나 출혈이 너무 컸음. 데닐손 선수의 퇴장과 황진성 선수의 부상.
#. 유창현은 어디에?...오까야마 원톱은 좀 아니잖아.
#. 정신차려 심판!!!
......
이 날 열린 FA컵 준결승에선...
수원이 전북을, 성남이 대전을 꺾으면서 수원과 성남의 결승전 성립.
올 시즌 이름값 못한 두 팀 간의 대결에서 어느 팀이 아챔 출전권을 얻게 될 지...
이글루스 가든 - 축구를 보자, 이야기하자, 느끼자!
지난 수요일, 태풍의 영향권으로 포항엔 바람이 무지 많이 불었습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릴 분위기가 연출되더군요. 실사를 눈앞에 두고 있어 직장 일이 많았지만, 만사를 제쳐 두고 스틸야드로 향했습니다. 늘 함께 가던 직장 부하 직원은 사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스산한 날씨 가운데 고독을 곱씹으며 혼자 스틸야드로 갔습니다.
남은 경기 모두가 중요하겠지만, 리그 선두 서울과의 맞대결만큼은 아닐 것입니다. 정규 리그 우승을 위해선,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선발 출전 선수
황진성 스테보 데닐손
김재성 김태수
신형민
김정겸 황재원 김형일 박희철
신화용
전반전
경기 시작 23초 만에 황진성 선수의 스루패스를 이어 받은 스테보 선수가 골을 기록하면서 경기는 쉽게 풀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포항 선수들의 경기력은 한창 잘 나갈 때의 그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에 골을 넣으면서, 과도한 자신감과 여유를 얻었는지, 공을 너무 끄는 경향이 있더군요. 계속해서 패스 타이밍을 놓치면서, 평소와는 달리 답답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데닐손 선수가 퇴장을 당합니다. 안태은 선수가 데닐손 선수에게 먼저 거친 플레이를 가했지만 주심이 그냥 넘어가자, 열 받은 데닐손 선수가 보복성 태클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경고를 받았죠. 하지만 데닐손 선수는 인정 못 하겠다는 식의 제스쳐를 보이며 주심 옆을 뜹니다. 주심도 열 받았는지 데닐손을 불러 세우려 했지만 데닐손 선수는 주심에게 다시 가지 않았고, 주심은 데닐손 선수에게 재차 경고를 날리고 퇴장시켜 버립니다...정말 빡 돌겠더군요. 데닐손 선수가 일차적인 잘못을 한 건 맞지만, 경고에서 충분히 끝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연이어 준 두번째 경고는 감정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장면 직후에 스틸야드에는 "정신차려 심판"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죠. 참고로 이 날 주심은 이영철씨였습니다. 데닐손 퇴장 이후에는 보상성 판정도 더러 나왔던 것 같고, 기준 잣대가 달라 보이는 판정들을 여럿 보이면서 심판 욕을 안 할 수 없도록 만들더군요.
데닐손 선수가 퇴장 당한 포항은 안정적인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 돌아섰고, 스테보 선수를 중심으로 한 역습을 시도하였으나, 느리고, 드리블 돌파가 안 되는 스테보의 단점만 부각시키면서, 공격다운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수비는 흔들림이 없어 서울 역시 공격의 돌파구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 하더군요.
전반전은 전체적으로 답답한 양상이었습니다.
후반전
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 가고 있던 중, 황진성 선수가 부상을 당하며 실려 나갔습니다. 대신 노병준 선수가 들어왔죠. 정말 중요한 시기에 접어 들고 있는데, 악재가 계속 겹칩니다. 최효진 선수 부상, 데닐손 선수 퇴장, 황진성 선수 부상...
노병준 선수가 들어 오자, 그라운드 여기 저기를 헤집고 다닙니다. 덕분에 찬스도 몇 번 맞이 했었는데, 역시나 돌파가 안 되기는 스테보 선수나, 노병준 선수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역습 상황에서 노병준 선수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에 이은 김정겸 선수의 정확한 슛으로 한 점 더 달아나게 되었습니다.
스테보 선수 대신에 오까야마 선수가 투입되었습니다. 파 감독님이 수비를 굳히려는 모양인가 보다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오까야마 선수는 수비 진영이 아니라 최전방 원톱으로 뛰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수비수로 영입한 건지, 공격수로 영입한 건지 당최 알 수가 없군요. 멀티 플레이어인가요? 오까야마 선수는 이리저리 많이 뛰어 다녔지만, 그닥 실속이 없어 보였습니다. 왜 유창현 선수가 안 나왔을까 궁금해집니다.
서울의 김승용 선수가 백태클로 퇴장 당하면서, 다시 양 팀간 숫자의 균형이 맞춰집니다.
제대로 된 공격을 보여 주지 못하던 서울은 후반 40분이 넘어서야 각성을 하더니 정조국 선수 대신 투입된 안데르손 선수와 기성용 선수가 2분 상간에 두 골을 터트립니다. 특히 기성용 선수의 골은 정말 깔끔하게 들어가더군요. 자신의 이름값을 하는 골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후반 40분, 이제는 2:0 승리가 확실해져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렇게 두 골을 먹고 따라 잡히고 나니 뒷골이 뻐근해지더군요. 정규 리그 우승은 정말 포기해야 하나, 어쩔 수 없이 아챔에만 집중해야만 하나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허탈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포항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였고, 골 욕심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종료 직전 황재원 선수의 기적같은 결승골이 터지면서 허탈함은 다시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관중들 재미있게 해 주려고(?), 일부러 똥줄 태운 포항 선수들이 얄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렇네요.
총평
#. 쉽게 이겼든, 똥줄 태우며 이겼든, 리그 선두 서울을 잡아 천만 다행...아직 정규 리그 우승의 희망이 남아 있음.
#. 승리는 얻었으나 출혈이 너무 컸음. 데닐손 선수의 퇴장과 황진성 선수의 부상.
#. 유창현은 어디에?...오까야마 원톱은 좀 아니잖아.
#. 정신차려 심판!!!
......
이 날 열린 FA컵 준결승에선...
수원이 전북을, 성남이 대전을 꺾으면서 수원과 성남의 결승전 성립.
올 시즌 이름값 못한 두 팀 간의 대결에서 어느 팀이 아챔 출전권을 얻게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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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10/09 19:27 | Soccer Is | 트랙백 | 덧글(4)



